조금 늦었지만 적어보는 2025 우아콘 후기

서론
개인적으로 개발 컨퍼런스를 신청하면 추첨형의 경우 지금까지 10이면 9는 뽑혔던 것 같다. NHN, 당근, 인프런, 토스 (그 유명한 토스 슬래시는 두 번이나 다녀왔음 말 다 했다.) 이번에 우아콘을 한다고 하길래 냉큼 신청했고 또 늘 그랬듯 내 지인들 중 나만 당첨이 되어 혼자 쫄래쫄래 다녀왔다.
최근에 비즈니스 임팩트를 외치는 회사로 이직을 하며(아 이직 회고 언제쓰지.. 🤔 만간에 돌아올게요.) PM 직무에도 흥미가 생겨서 이번에는 프론트엔드 섹션만 듣지 않고 프론트엔드, 백엔드, PM 세션 모두 들었고 또 간택 받은 오픈형 멘토링도 우아한 형제들에서 TPM으로 근무하시는 분의 발표를 들었다.
현생이 너무 피곤하고 바쁜지라 아침에 늦잠을 자버려서 키노트는 놓쳐버렸는데, 키노트가 좋았다는 글들이 꽤 있는 걸 보니 키노트도 들을걸... 하는 아쉬움이 몰려오지만, 그래도 끝세션까지 열심히 참여해서 들은 걸로 만족한다.
컨퍼런스는 파르나스 호텔 5층에서 열렸는데(전에 당근 개발 컨퍼런스랑 같은 위치) 아무 생각 없이 코엑스 그랜드볼륨으로 쫄래쫄래 갔는데 느낌이 쎄해서 다시 확인해보니 파르나스 5층 ㅎㅎㅎㅎ 이었다. 그래서 그냥 늦은 김에 커피도 한 잔 사서 마시면서 파르나스로 갔다. 다행히 10분 정도밖에 안 늦어서 프론트엔드 첫 섹션을 들을 수 있었다.
땀뻘뻘😓
본론
첫번째 섹션
"어드민스튜디오" 웹 에디터 설계하기: 스키마 기반 렌더링, 데이터 연동과 인프라까지
요건 앞부분은 살짝 못 듣고 1/3 지점부터 듣기 시작했는데, 요즘 내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데이터 SSOT와 이벤트 버스에 대한 내용이 나와서 재미있게 들었다. 내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가 SSOT가 하나도 지켜지지 않은 채로 개발되다가 1년동안 사내에서 방치되었고 그러다 다시 이걸 살려야해! 하는 시점에 내가 입사를 하게 되어 useState, mobx 등등에 산재되어 있는 이 데이터를 어떻게 하나로 통합하고 바라보게 할 것인가, 가 요즘 정말 고민을 많이 했던 지점이라 내용도 내용이지만 개념 하나하나가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또한 최근에 나 역시 이벤트 버스를 통해 컴포넌트 간 상태 공유는 없이 이벤트 발생 여부를 전파하여 각 컴포넌트 내에서 수행해야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코드를 구현했던 기억이 나서 더 재밌게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보면 이벤트 버스의 이벤트 객체도 일종의 전역 객체이지만 상태를 공유하는 게 아닌, 이벤트 발생 여부만 전파하고 구독한다는 점에서 컴포넌트 간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다. 실제 상태를 넘기기 위해서는 여러 컴포넌트를 넘나들거나 결국 상위 스코프에 상태를 두어야 하는데 현재 코드 구조에서 또 다른 상태 관리를 추가하면서 복잡도를 높이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덜어내는 구조로 가야 상태 관리가 용이할 것이라 판단, 지금은 너무 많은 useState가 존재하기 때문에!)!
제발제발제발!!! 🧎
두번째 섹션
오픈형 멘토링: 프로젝트 성공 방정식, 협업과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글로벌 관점
이번 우아콘에서는 단순 섹션 말고도 오픈형/집중형 멘토링이라고 해서 소규모 청중을 두고 좀 더 캐쥬얼하고 발표자와 친밀하게 발표하는 섹션이 있었다.
프론트엔드 멘토링을 들을까 하다가 요즘에 다른 직무(특히 PM, TPM)에 관심이 생겨서 어떤 일을 하는지 요런 것들을 듣기 위해서 TPM (특이하게 Project가 아닌 Technical Program Manager 의 약자였다. 그래서 약간 더 궁금해진 것도 있다.) 분이 진행하시는 오픈형 멘토링을 신청했고 운이 좋게 선정되어 재밌게 들을 수 있었다.
우아한 형제들이 딜리버리 히어로로 매각이 되면서 해외 직원들과 소통할 일이 잦아지면서 이 분의 진가가 더 빛나보였다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을 것 같은데, 해외 경험이 있으시다보니 언어가 자유로워 모든 TPM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업무를 하면서 해외 개발자와 국내 개발자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적극적으로 리드하시는 것으로 짐작됐다.
발표 내용은 주로 해외 회사의 저맥락 커뮤니케이션과 국내 회사들의 고맥락 커뮤니케이션의 비교, 그리고 우리는 어떤 식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지, 다른 문화권의 직원들과 협력할 때는 어떤 식으로 태도를 취해야하는지 등의 소프트 스킬 측면에서 새로운 지점들을 많이 배울 수 있었다. 나 역시 외국계 기업을 가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 있기 때문에 이 세션이 그런 점에서 조금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새로 이직한 회사에서 비즈니스 임팩트와 관련된 결정들을 직접적으로 옆에서 보고 나 역시 당장의 기술적인 도전보다는 비즈니스 임팩트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하려는 사고를 의식적으로 하려고 신경쓰다보니 우선순위 합의에 대한 구성원들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최근에 스쿼드 PO님이랑 커피챗을 하면서 개인 3분기를 회고를 할 수 있었는데, 다른 직무에 계신 분들이랑 소통할 때 엔지니어의 관점이 아닌 좀 더 비즈 관점에서 의사결정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좋았고, 기술에 대해 설명할 때도 이해하기 쉽게 얘기해줘서 좋았다고 하셨다. 다만 장점이자 단점으로 기술적으로 포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지점에서는 타협없이 개선하고 넘어가려는 모습에서 그 노력이 기술을 넘어 전체적인 비즈니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바람직하고 좋은 선택이겠지만 만약 그 방향이 틀린 경우에는 당장의 리소스를 잘못 분배한 것으로 간주될 수도 있어 양날의 검같이 선택 시에 신중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그치만 둘 다 장점에 가까운 피드백이었고 후자의 경우에는 당연히 맞는 말이지만 내가 선택한 그 지점은 단순히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이 아닌 엔지니어로서 이 제품의 퀄리티와 유지보수를 고려했을 때 지금 포기하고 넘어가면 또 다른 기술 부채를 쌓는 일이 될 것이 분명했기에 포기할 수 없던 지점이었다,(라고 생각한다.)
세번째 섹션
우아한형제들 AI PM이 하는 일
이 세션을 놓치셨다고요? 정말 아쉽네요~ 감히 말하는데 제가 들은 모든 세션을 통틀어 제일 재밌었습니다. 😉
일단 발표자님이 말을 정말 조리있게 잘 하셨구요. 내용도 깔끔하고 신소재융합학과 같은 느낌으로다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과 모르는 내용이 적절히 섞여있는 느낌.
일단 AI PM? 이라는 것도 생소한데 AI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컨셉을 만들어내는 찐으로 활용하는 직무이자 팀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AI를 활용해서 단순히 코드 짜는 일에 도움을 받는 것을 넘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탐색해나가고 만들어나가는 일을 한다는 지점에서 정말 재밌고 흥미로웠던 것 같다.

나는 지금 단순히 프로덕트를 빠르게 만드는데 MCP를 연결해서 업무에 도움을 받는 정도로 쓰고 있지만 이 수준에서 더 나아가 AI와 함께하면 앞으로 우리는 정말 재밌고 무궁무진한, 그동안에 생각만 했거나 혹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들을 더 빠르게 실행해보고 실제로 구현해내는 재미있는 일들을 많이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치지 않기! 쫄지 않기! 라고 하신 말이 와닿았다...
AI PM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AI가 더 똑똑하게 사고하게끔 학습도 시켜야하고, 프롬프트도 작성해야 하고 단순한 아이디어를 눈에 보이는 일종의 프로토타입 데모로 만들어 많은 관계자들에게 선보이고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게 일종의 개척자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PoC로는 가능해도 당장의 팀의 기술과 일정, 현재 상황 등 모든 것을 고려했을 때 원하는 수준만큼 프로덕트가 나오지 않을 수 있고 그랬을 때 추정되는 비즈니스 성공 지표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을 고려하는 그 일련의 과정들이 되게 어렵지만 또 되게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이 직무에 한 번 도전해보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네번째 섹션
배달의민족 주문~!: ServerSentEvents로 실시간 알림 전송하기
이 섹션은 서버 지식이 많이 얕고 약한 내가 ServerSentEvents 기술을 최근에 알게 되었는데 서버 쪽에서는 이 기술을 어떻게 이용해서 어떤 문제를 푸는지 궁금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듣게 되었다. (😓 서버 쪽 지식이 부족해서 이해한 바가 실제 푼 문제 방식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가게에 주문을 넣으면 배민 알림 서버에서 사장님에게 주문 알림을 전송하는데 이 프로세스의 개선을 이뤄낸 내용에 대한 발표였다. 기존에는 주문이 들어오면 메세지 브로커에서 클라이언트로 메세지를 보내는데 이 때 페이로드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없어,(zero payload) 다시 배민 서버로 주문 정보를 조회하는 API를 쏘는, 한 주문 알림에 대한 서버 통신이 2번씩 발생하는 구조였는데 이 부분을 SSE와 AWS IoT를 도입해 클라이언트가 구독하면 주문 정보를 서버에서 클라이언트로 보내주고 메세지 페이로드도 정형화하여 더 많은 정보를 담아서 보낼 수 있도록 개선했던 그런 내용이었다.
어떨 때 SSE를 쓰면 좋을까 최근에 공부하면서 궁금했었는데 실제로 현업에서 이런 기능을 구현할 때 쓴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마지막 두 세션은 나 그래도 프론트엔드 개발자인데 프론트 세션 좀 들어볼까? 하면서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해 연달아 들었다. :)
하나는 디자인시스템 구축을 넘어 실제 프로덕트에서 디자인시스템을 잘 쓰고 있는가를 확인하기 위한 대시보드 시스템 구축과 AI Agent를 적극 활용해 제대로 사용되고 있지 않은 컴포넌트를 디자인시스템으로 바꿔주고 실제 내부 직원들이 디자인시스템 가이드를 직접 문서를 찾아보지 않고 개발을 하면서 AI한테 물어보면 바로바로 가이드를 알려줄 수 있게끔 내부 디자인시스템 MCP 서버를 만들어 제공한 내용이었다.
두 번째는 Three.js로 이벤트성 프로덕트인 샌드위치 쌓기 서비스를 개발한 개발 과정에 대한 내용이었다. 지금 내가 올팜이라는 게이미피케이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보니 우리 스쿼드 PD를 괴롭혀서(??) 꼬셔서 올팜을 3D로 더 역동감 있게 만들어보자고 얘기해보면 어떨까 해서 다음날 출근해서 바로 이 서비스 보여주면서 해보자고! 했는데 바로 거절당했다. ㅎㅎㅎ 사실 될 거라고 생각하고 말한 건 아니었고 그냥 우리 서비스도 좀 더 재밌고 역동적인 느낌을 주면 어떨까 싶어서 가벼운 제안을 했던 거긴 한데 진짜로 언젠가는 한 번 작은 PoC 같은 곳에 적용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섯번째 섹션
당연해진 디자인시스템, 그다음 이야기: AST와 MCP로 여는 미래

AI PM 섹션 다음으로 정말 재밌게 들었는데, 이전 회사에서 번역 자동화 스크립트를 만들어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내부 직원들의 생산성을 향상하는데 기여하는 일은 언제나 뿌듯하고 즐거운 일인 것 같다. 거기에다 사내 디자인시스템 가이던스 mcp 구축이라... 츄릅 구미가 당기는 걸? 하는 마음이 들었고 지금 회사에는 디자인 시스템이라는 것도 아예 없긴 하지만 내가 만든 유틸리티성 커스텀 훅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정리한 테크니컬 문서를 AI 에이전트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한 다음 프롬프트로 질문하면 다른 개발자들도 노션 문서 찾아서 볼 필요 없이 바로 바로 필요한 내용을 바로 받아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현 회사에서도 한 번 시도 해봄직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섯번째 섹션
Three.js 기반 샌드위치 개발: 배민에서 샌드위치 쌓으래요. 근데 3D로...

언젠간 나도 Three.js로 실제 프로덕트를 만들어 보겠어! 💪
결론
개인적으로 모든 섹션이 다 재밌었던 것 같다. AI PM 분이 발표하셨던 내용이 사실 제일 흥미로웠고 (AI를 적극 활용해서 당장에 서비스로 내어도 크게 어색하지 않을 것 같은 PoC 데모를 직접 만들어서 업무에 팀원들과 유관 부서들에게 공유하고 설득하는 도구로 쓴다는 점이 재밌었다. 그리고 진짜 개발자는 (밥 벌어먹고 살려면) 아키텍쳐와 같은 좀 더 고차원의 영역, 즉 설계를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라는 걸 피부로 느꼈다.)
그 외에 프론트엔드 섹션은 대체로 내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기술 난이도라서 대강 어느 정도 다 이해가 되었고, mcp와 같은 AI 기술을 기존 프론트엔드 진영의 기술과 접목해서 우아한 형제들에게 더 핏한 결과물을 내는 게 똑똑하게 일하는 것 같아서 멋있고 좋아보였다. 나도 저렇게 똑똑하게 일하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고, 긍정적인 자극을 많이 받았다.
개인적으로 컨텐츠 측면에서는 올해 토스 메이커스 컨퍼런스보다 (나한테는) 유익했던 것 같다. 토스 컨프 갈 때는 실제로 밀려드는 업무에 시간적 여유가 하나도 없었고 세션 자체도 많이 듣지 못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가서도 일할 수 밖에 없던 안타까운 사람 바로 나야 나 👋 그러다보니 실제로 재밌는 세션이 많이 있었음에도 놓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뻔뻔하게 세션에 완전 집중해서 재밌게 들었다.
5년차 개발자로서 이번 컨퍼런스 참석이 또 나에게 유의미했던 지점은 "나도 이제는 누군가 앞에서 나의 개발 경험을 잘 갈고 닦아서 발표를 한 번 해보고 싶다. 내년 FE Conf에 참여해서 발표해보고 싶다." 라는 하나의 꿈을 안겨주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지 않나 싶다. 어떻게 보면 "네카라쿠배" 라는 이 하나의 대명사는 개발자들에게 꿈의 기업, 실력의 척도 등등으로 대치될 수 있는 단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좋은 개발자들이 많다는, 그런 좋은 회사에서 일하는 개발자들의 경험과 내가 최근에 겪고 있는 일련의 경험들이 사실 근본적으로 크게 다르지 않고 오히려 현재 내 상황에서 내가 어떤 태도로 어떻게 업무에 임하느냐에 따라서 진짜 내가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상황에 놓여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정도면 나도 발표할 수 있겠는데? 라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올라온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남은 시간 잘 준비해서 정말 큰 성장과 성취를 이뤄내고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인생이 원래 계획대로 안된다지만 그래도 앞으로 3,5,10년 더 꾸준히 노력하면 진짜 뭐라도 되어있지 않을까?
새로운 회사를 다니게 된 지도 4개월이 넘어가는 시점인데, 수습도 끝났고 수습기간만 하더라도 진짜 그만둬야겠다라고 진지하게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최근 들어서 회사에 흥미로운 지점들이 생겨서 조금 더 다녀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전보다는 조금 더 긍정적인 마음과 재미있게 일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할 말이 너무나 많기 때문에 조금 아껴두고, 진짜 진짜 이직 회고를 빠르게 작성해서 다시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다.
fin.